모으는 것은 중독이다. 그것은 강렬한 쾌감이며 유혹이며 기쁨이다. 그래서 수집의 마력에 빠진 이들은 때때로 무모하다고 할 만큼 거대한 욕망을 품기도 한다. 로봇 박물관, 아프리카 박물관, 참소리 에디슨 박물관같은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볼 것 많은 테마 박물관들은 그러한 욕망의 소산이다. 이러한 개인 박물관 목록에 조만간 또 하나의 이름을 추가해야 할 것 같다. 미리 이름을 붙인다면 '시간이 멈춘 마을'이라고 할까? 기계미학의 극치인 정교한 태엽시계를 모으는 박문욱씨가 그 마을의 촌장이다. 아니, 어쩌면 서너개의 박물관이 대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의 집은 아내와 자녀들 모두 자신만의 수집대상이 있는 수집가 집안이기 때문이다.


경기도 가평, 예부터 산과 물이 보기 좋게 어우러져 있어 대학생들의 엠티와 가족들의 주말 나들이 장소로 선호되는 곳이다. 단지 한나절 스쳐 지나가기만 하던 이곳에 한 수집가의 땀과 꿈이 어린 보물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음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듯 싶다. 반갑게 맞는 박문욱 씨. 25년 동안 건축업 일을 하다가 정년퇴직을 하고 평생의 꿈인 시계 박물관을 세우기 위해 가평에 작은 집을 하나 지었다. 마치 동화속으로 안내하는 아름다운 정원속에서 멋진 시계들의 감상에 빠져본다.

 

 

'미쳐야 미친다'(不狂不及)라는 어떤책의 제목이 떠오른다. 한가지 일에 미치지 않고서는 큰일을 이룰 수 없다. 학문도 예술도 사랑도 나를 온전히 잊고 몰두해야만 빛나는 성취를 이루는 법. 한가지 분야에 미쳐 온몸을 불사르는 수집가의 기행도 이러한 관점으로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골동품을 사서 재산 가치를 늘리겠다는 마음가짐이라면 상인은 될 수 있어도 수집가는 되지 못한다. 몇대를 이어온 옛 물건들을 이전 소유자보다 더 귀중하게 보관하다 다음 세대에 전해 주겠다는 마음가짐, 이것이 바로 수집가의 길이요, 즐거움일 것이다. 박문욱씨가 시계 박물관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품고 있는 것도 혼자서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공유하고 싶어서이다. 현재 시계가 전시되어 있는 작업실을 보수하여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 야외정원을 조각품 및 수석전시공간으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몇 년 후에는 작업실을 3층으로 개축하여 1층은 그림, 2층은 대형태엽시계 및 벽시계, 3층은 소형 탁상시계 및 벽시계를 전시할 계획을 갖고 있어요. 이미 박물관 설계까지는 끝마친 상태이고 계획의 30%정도 진척되었죠. 앞으로 7~8년 후에는 꼭 그럴싸한 박물관을 세워 모든 이들에게 개방할 겁니다. 물론 무료로 보여줘야죠. 그는 박물관 역시 지금처럼 혼자서 꾸며 볼 생각이라고 한다.

*위내용은 행복이 가득한집에 실린 내용입니다*